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패션 산업에서도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업사이클링(Upcycling)’을 기반으로 한 패션 브랜드들은 단순 재활용을 넘어, 새로운 가치와 디자인을 부여해 소비자의 감성과 환경적 책임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독자적인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5년간 업사이클링을 기반으로 패션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장을 거둔 국내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브랜드 철학을 유지하면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냈는지 전략과 사례를 심층 분석합니다.
1. 업사이클링 가방 브랜드, 누깍의 차별화 전략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시작된 누깍(Nukak)은 국내에서는 2020년 이후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로, 폐차된 자동차의 에어백, 안전벨트, 고무 튜브 등을 활용해 가방과 액세서리를 제작합니다. 국내에서는 친환경 감수성이 높은 MZ세대, 아웃도어 소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팬층을 확보하며 편집숍, 팝업스토어, 플랫폼 입점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장했습니다.
누깍의 특징은 각 제품이 동일하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 재료가 전부 수작업으로 해체되고 재조합되기에 디자인마다 미세한 차이가 존재하며, 이는 ‘나만의 물건’이라는 희소성 감성을 자극합니다. 또한 브랜드는 생산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익의 일부를 환경 보호 단체에 기부함으로써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현재는 크로스백, 메신저백, 카드지갑 등 다양한 라인업을 운영하며, 국내 패션 플랫폼과 친환경 콘셉트 편집숍을 중심으로 정기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버려질 뻔한 것들의 새로운 삶’이라는 슬로건 아래 누깍은 국내 업사이클링 브랜드 중 상징적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2. 자동차 가죽 활용한 업사이클링 혁신, 모어댄
국내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의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모어댄은 2015년 창업 이래, 폐차에서 수거한 천연 가죽 시트를 활용해 백팩, 카드지갑, 클러치, 여행용 액세서리 등을 제작해왔습니다. 2020년 이후 ESG 경영의 부상과 함께, 자동차 업계와의 파트너십이 강화되며 성장 속도가 한층 가속화됐습니다.
모어댄은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지속 가능성의 철학을 전파하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합니다. 브랜드 철학은 디자인과 품질, 윤리적 생산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전문 디자이너와 자동차 정비 인력을 연계한 생산 프로세스를 구축했습니다.
특히 현대차, 기아 등 대형 자동차 기업들과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브랜드 신뢰도와 인지도를 크게 높였고, 2021년에는 사회적 기업 인증을 획득하며 공공기관 납품과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모어댄의 사례는 ‘브랜드 정체성과 업사이클링이 결합할 때, 단순 친환경을 넘어선 가치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증명합니다.
3. 예술 협업으로 성장한 업사이클링 패션, 얼킨
얼킨은 ‘업사이클링은 낡고 투박하다’는 기존 인식을 완전히 깨고, 예술과 스트리트 감성을 결합해 차별화된 브랜드로 성장한 대표 사례입니다. 디자이너 이성동 대표가 2014년 서울패션위크에서 처음 선보인 이후, 본격적으로 성장한 시점은 2020년부터입니다. 이 시기부터 얼킨은 예술가들과 협업해 폐현수막, 잉크가 묻은 캔버스 천 등을 활용한 의류 및 가방 제품을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브랜드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페인팅 캔버스 백’은 미술작업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천을 가방으로 제작해, 한 점의 예술 작품처럼 소비됩니다. MZ세대는 이런 스토리텔링과 예술성에 열광했고, 얼킨은 이를 바탕으로 백화점 입점, 편집숍 협업, 한정판 출시 등으로 고급 패션 시장에서도 입지를 다졌습니다.
2023년에는 ‘얼킨 아트랩’을 통해 예술가와의 협업을 구조화했으며, NFT 기술을 도입해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패션’도 실험 중입니다. 얼킨은 업사이클링이 단순한 친환경을 넘어서, 예술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결론: 업사이클링은 디자인과 철학의 산업이다
누깍, 모어댄, 얼킨은 단순히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자신들만의 디자인 언어와 철학을 바탕으로 ‘브랜드’로서 소비자와 감성적 연결을 만들어낸 대표적 업사이클링 사례입니다. 특히 지난 5년간 이들 브랜드는 ESG 열풍, MZ세대의 가치소비 확대, 로컬 브랜드에 대한 재조명을 계기로 대중성과 정체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시장을 확대해왔습니다.
업사이클링은 단순한 친환경 트렌드가 아니라, 패션이 나아갈 지속 가능한 미래 전략 중 하나입니다. 더 이상 ‘가성비’가 아닌 ‘가치비’를 따지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시대, 브랜드는 자원의 생애주기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삶 전체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브랜드들이 더욱 다양한 소재와 스토리, 유통 전략으로 진화하며, ‘패션으로 세상을 바꾸는’ 움직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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