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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전략 사례

중고·재사용 시장에서 성공한 리커머스 기업 분석

by sturdythought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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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인식 변화, 실용 중심 소비문화의 확산, 그리고 MZ세대의 ‘윤리적 소비’ 트렌드가 결합하면서 중고 거래 시장, 즉 ‘리커머스(Recommerce)’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개인 간 거래를 넘어서, 품질 보증, 정품 인증, 브랜드 큐레이션, 정기 판매까지 포함한 플랫폼 중심의 리커머스 기업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지난 5년간 중고 및 재사용 시장에서 구조적 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리커머스 기업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전략, 소비자 접근 방식, 비즈니스 모델 진화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리커머스 전략 변화: 번개장터의 취향 커머스

국내 대표 리커머스 플랫폼 ‘번개장터’는 단순 중고 앱이 아니라, 소비자의 ‘취향 거래’를 중심으로 리포지셔닝하면서 최근 5년간 괄목할 성장을 이뤄냈습니다.

2010년대 초반까지 번개장터는 10~20대의 일상적인 중고 거래 앱으로 인식됐지만, 2019년 이후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중고’, ‘취향 리셀 플랫폼’이라는 방향성을 정립하면서 재도약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스니커즈, 명품, 한정판 전자기기, 골프용품, 하이엔드 취미용품 등 고가 품목 중심의 거래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품 검수 서비스(BGZS 인증), ▲셀러샵 기능 도입, ▲택배 간편 거래 연동 등 플랫폼 내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사용자 간 신뢰 확보를 통해 ‘전문 리셀러’ 유입을 유도했습니다. 2023년에는 거래액 2조 원 이상을 기록하며 국내 리커머스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했으며, 최근에는 취향 커뮤니티 기능까지 도입하여 ‘취향 커머스 플랫폼’으로 포지션을 넓히고 있습니다.

2. 리커머스와 ESG: OST 리페어마켓 사례

패션 액세서리 브랜드 ‘오에스티’는 유통 중심의 기존 사업모델에서 탈피해, 브랜드 차원에서 ‘리페어마켓’을 기획하며 ESG와 리커머스를 접목한 성공 사례입니다. 리페어마켓은 사용하던 오에스티 제품을 반납하면, 이를 수리·세척·패키징해 다시 리셀하는 브랜드 내 순환형 중고 시장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사용한 제품을 반납하고 할인 쿠폰을 받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순환 소비’에 참여하게 되며, 브랜드는 제품의 수명을 연장함과 동시에, 환경 부담을 줄이고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구조를 만들어냈습니다.

OST는 이 리페어마켓을 통해 2년 만에 약 20만 개 이상의 제품을 수거 및 재사용하며 폐기물 50톤 이상 감축 효과를 달성했고, 이를 통해 환경부 및 민간 ESG 인증 프로그램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자사몰과 오프라인 매장을 연계한 구조로 ‘브랜드 리커머스 모델’의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3. AI 기반 리커머스: 트렌비 x 마이셀럽스

AI 스타트업 마이셀럽스는 명품 커머스 플랫폼 ‘트렌비’와 협업하여 ‘명품 리세일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트렌비는 기존 정가 유통 중심 명품 플랫폼이었지만, 2022년부터 정가/중고/빈티지까지 통합 큐레이션 모델을 실험 중이며, 마이셀럽스의 AI 가격 예측 엔진을 통해 사용자가 보유한 명품의 ‘중고 거래 가치’를 시각화해줍니다.

이를 통해 명품 구매 → 사용 → 재판매까지 이어지는 ‘라이프사이클 기반 명품 리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AI가 실시간 유사 제품 시세를 분석하여 판매자에게 최적가를 추천해주는 기능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또한 정가 제품 구매 시 ‘향후 리셀 보장 가격’을 미리 보여주는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구매 결정 과정에서 ‘리세일 가치’를 자연스럽게 고려하게 만드는 유도 전략도 적용되고 있습니다. 트렌비는 이를 기반으로 ‘중고 명품 재판매 비율 200% 성장’이라는 실질 성과를 도출하며, 명품 리커머스 시장 내 새로운 경쟁 구도를 만들고 있습니다.

결론: 리커머스는 이제 '서브 브랜드'가 아닌 '메인 전략'이다

과거 리커머스는 개인 간 거래, 한정된 물품 순환에 머무는 ‘보조적 시장’으로 인식됐지만, 지금은 기업이 브랜드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습니다. 번개장터는 플랫폼 중심 취향 리커머스로, OST는 브랜드 순환 ESG 모델로, 트렌비는 AI 기반 명품 리세일 구조로 확장하며 리커머스 시장의 진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제 리커머스는 ‘환경을 위한 대안’이 아니라,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미래형 커머스’입니다. 소비자의 관점에서도 리세일은 실용적이고 윤리적인 선택이 되었으며, 브랜드 입장에서도 고객의 생애 가치를 연장하는 핵심 수단이 되었습니다.

다음 커머스 트렌드를 준비 중이라면, ‘새로운 것을 팔 것인가’보다 ‘기존 가치를 어떻게 순환시킬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리커머스는 과거가 아닌, 미래의 키워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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